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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231006 10년 된 노트북 당근에 판, 뒤늦은 이야기 올해 여름의 끝, 아이패드 미니2를 처분하면서 9년간 썼던 옛 노트북(made by LG)도 당근에 팔았다. 작년에 디스플레이가 고장났다가 기적적으로 부활(?)했길래 주로 거실 TV에 연결해서 부모님께 영화 보여드리는 용도로 썼는데, 부활이라고 믿었던 현상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어느 순간 외부 모니터와의 연결을 해제하면 한동안은 멀쩡하다가도 채 한 시간도 못 가서 도로 화면이 꺼져버리는 기현상이 반복되었다. 노트북처럼 너덜너덜해진 노트북 파우치에 넣어서 책상 구석에 밀어놓았던 건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노트북이 그냥 전자 쓰레기가 되지 않고 그나마 부품 값이라도 건질 수 있는 물건이 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았다. 수명이 다하거나 이제 안 쓰는 노..
231005 올해 무슨 일 있어...? 아이패드도 골로 갔던 여름의 끝 어쩌다 보니 또 수중의 전자제품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게 됐다. 나조차 가뭄에 콩 나듯이 오는 블로그에 쓴다는 글이 또...ㅋㅋ 8월 말의 어느 날. 그날도 열심히 실내 사이클을 타고 있었다. 사이클이 뱃살 빼기에는 참 좋은데 문제는 너무 지루하다ㅠ 책이든 OTT 콘텐츠든 뭔가를 들여다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아야 겨우 하루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아이패드 미니2를 거의 매일 사이클 보드 위에 올려두고 미드를 보면서 운동을 했는데... 그날도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아이패드 화면. 이걸 보자마자 X됐다는 걸 직감했지. 전원을 껐다 켜 보기도 하고, 애플 고객지원팀에 SOS를 쳐 보기도 하고, 전자제품 고장나면 하는 국룰급 리액션인 아이패드 뒤통수 때리기도 시전해 보았..
비싼 생일선물, 2월 (ft. 당근) 해가 바뀌면서 한 살 더 먹었다. 한국식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셀프 축하 말고는 생일을 기념하는 걸 안 좋아해서 정작 생일 당일부터 이틀 뒤까지 쭉 불쾌해져 있었는데 뜻밖에도 혈육이 생일선물이라며, 노트북을 사라고 거금을 쾌척했다. 받은 만큼 돌려줄 자신도 없고 '내 노트북은 아직 멀쩡해'를 스스로 세뇌하다시피 외고 있던 터라 한 번 거절하는 시늉은 했는데, 뭐 결국에는 그 선물을 기쁘게 받아들였다는 이야기. 노트북 구입 지원금을 받았지만 필요한 차액은 내가 내는 거라 어떻게든 싸게 사려고 했다. 진작 맥북 에어를 점찍어두어서 여러 창구를 알아보았지만 정가로 사야 하는 공홈이나 애플스토어는 도저히 무리였고, 공인 리셀러도 할인 폭이 거기서 거기여서 큰 차이는 없었다. 가끔 쿠팡에서 엄청나게 할인한다고도 하..
2022년 결산
아나바다의 '아'를 시도한 9월; 나의 노트북 셀프 업그레이드 7월에 노트북이 고장나 난리 부르스를 췄다는 글을 썼다. https://obsessedwithrecord.tistory.com/entry/%EB%82%98%EC%9D%98-%EB%85%B8%ED%8A%B8%EB%B6%81-ft-%EA%B7%B8%EB%A6%AC%EA%B3%A0-HP-m27fw?category=137954 나의 노트북 (ft. 그리고 HP m27fw) 나에게는 10년째 쓰고 있는 노트북이 있다. 대학원에 입학한 직후 샀던 것이다. 당시 쓰고 있던 삼성 노트북보다 훨씬 가볍고(2.15kg 대 1.18kg... 비교 불가다) 깔끔한 흰색 외관과 선명하다 못해 눈 obsessedwithrecord.tistory.com 햇수로 10년째 쓰고 있는 노트북을 향해 구구절절 낯간지러운 코멘트를 쏟아냈고..
221001 9월의 비움 * 네이버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에도 똑같은 글을 썼는데 이건 메인에도 기록하고 싶어서 거의 그대로 갖다 쓰기로 했다. 9월의 비움 ; 물건의 기억 미니멀 라이프를 열렬히 지향하지는 않지만 내 품 안의 물건을 가능한 적게 보유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물건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끼라도 치는 건지, 조금만 방심하면 그 수가 늘어나서 내 공간 한구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다. 웃긴 건 그게 내 마음 속에서도 부피를 차지한다는 거다. 자주 쓰지 않거나 쓰지 않은 지 오래된 물건이 내 공간에 존재하면, 특히 그것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그 무질서와 불필요함을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다. 그냥 타고나기를 이렇게 태어났는지(유전인 것 같기도 한 게 외할머니와 아빠가 유독 깔끔하고 정리정돈에 ..
ep #6 로마를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 형제란 좀 복잡한 존재 같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나와 공유하는 평균 50퍼센트의 유전자만큼 심적으로 가깝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완전한 타인인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는 고민을 형제와는 나누어 본 적도, 나눌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마냥 데면데면한 사이는 아니다. 형제는 나의 어린 시절 추억과 가족사를 공유한다.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생각과 감정이 있어서 때로는 무척 가깝고 편하게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는 이유 역시 어린 시절을 통해 켜켜이 쌓여있어서 피에 근거한 유대감이 아무리 강해도 어떤 지점에서는 자석의 같은 극끼리 죽어라 밀어내고 맞지 않기도 한다. 며칠 씻지 않아 꼬질꼬질한 모습도 그 앞에서는 부끄럽지 않을만큼 서로를 의식하지 않지만, 밖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