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트북

(2)
231006 10년 된 노트북 당근에 판, 뒤늦은 이야기 올해 여름의 끝, 아이패드 미니2를 처분하면서 9년간 썼던 옛 노트북(made by LG)도 당근에 팔았다. 작년에 디스플레이가 고장났다가 기적적으로 부활(?)했길래 주로 거실 TV에 연결해서 부모님께 영화 보여드리는 용도로 썼는데, 부활이라고 믿었던 현상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어느 순간 외부 모니터와의 연결을 해제하면 한동안은 멀쩡하다가도 채 한 시간도 못 가서 도로 화면이 꺼져버리는 기현상이 반복되었다. 노트북처럼 너덜너덜해진 노트북 파우치에 넣어서 책상 구석에 밀어놓았던 건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노트북이 그냥 전자 쓰레기가 되지 않고 그나마 부품 값이라도 건질 수 있는 물건이 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았다. 수명이 다하거나 이제 안 쓰는 노..
나의 노트북 (ft. 그리고 HP m27fw) 나에게는 10년째 쓰고 있는 노트북이 있다. 대학원에 입학한 직후 샀던 것이다. 당시 쓰고 있던 삼성 노트북보다 훨씬 가볍고(2.15kg 대 1.18kg... 비교 불가다) 깔끔한 흰색 외관과 선명하다 못해 눈이 아픈 디스플레이 때문에 포장을 뜯자마자 돈 쓴 보람을 120%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노트북이 내게 단순한 소모품 이상의 의미를 가진 데는 그것과 함께 한 10여년의 시간이 있었다. 이 작고 소중한 노트북을 백팩에 넣어 다녔던 매일 편도 두 시간의 통학길, 하루종일 이해 안 되는 논문을 붙잡고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서 한 자 한 자 피로 새기는 듯 과제를 썼던 도서관에서의 밤(머리에 기름칠해야 한다며 캔맥주 마시면서 썼던 과제의 기억...), 끊임없는 자기 의심에 빠져서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