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기 (146) 썸네일형 리스트형 #Rev9 잘 있었어요, 파리?_Day 8 ...빈이랑 파리가 시차가 크던가? 어쩐 일인지 간밤에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새벽에 몇 번이고 일어나서 잠을 설쳤는데, 결국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푹 쉬지 못해 이날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평소에도 마찬가지지만 쭉 걸어야 하는 여행 중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건 치명적이다. 첫 배낭여행에서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데서 나이 먹은 걸 느껴야 하는 거야? 서럽게시리. 한국인 민박답게 화장실은 새벽부터 사람으로 북적였다. 그 와중에 나는 배를 벅벅 긁으며 일어나서는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고 캐리어를 들고 민박을 나섰다. 인천에서 파리에 처음 온 날 밤과 이날 밤은 민박에서 묵었지만 미리 정해둔 파리 숙소는 따로 있었다. 2011년 파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묵었던 유학생들의 아파트에서 멀지 않.. [7년의 밤] 무슨 말이 더 필요해. 그냥 읽어 정유정, [7년의 밤], 2011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정유정이라는 작가와 [7년의 밤]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한국 문학에는 무관심하고 무지한 내 귀에도 여러 번 들릴 만큼 대단했으니까. 그래서 읽어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기본적으로 에세이와 소설은 즐기지 않는 내 성향 때문에 그 관심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 관심이 실제 책 주문으로 이어지게 된 건 후배의 지나가는 듯한 추천이 있어서였다. 평소 책을 많이, 다양하게 읽는 후배이기에, 수많은 블로그 서평이나 권위있는 문학 평론가의 추천사보다도 "체고"라는 그녀의 감상을 믿어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음에도 이 아이가 추천하는 책은 주저없이 믿고 읽겠다. 너무 멀게만 느껴지던 우리 문학계에 이런 대단한 필력과 상상력을 가진 .. [피로사회] 읽다가 피로해지지만 한병철, [피로사회], 2012 2014년 말, 학부생들의 필독서 목록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수백 페이지씩 하는 책들 사이에서 혼자 손바닥만 하고 얇은데 유독 많이들 읽기 어려워하던 책. 어려우면 얼마나 어렵겠어 하면서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가 제대로 피 봤다. 한 번에 와 닿지 않는 딱딱한 단어들과 이름도 생소한 철학자들의 주장, 추상적인 개념 때문에 대강 훑어보는 데만도 한 달이 걸렸다. 그래도...음...좋은 책이다. 하하. 책을 읽으며 써 둔 메모로 감상을 갈음한다. "머리로는 안다. 목적 없이 바쁘게만 사는 게 알맹이 없는 부지런함이라서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는 걸. 그러니까 조금 쉬엄쉬엄하면서 '내 안의 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걸. 그렇지만 나만 빼고 모두 바쁘게 사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에 녹아든 인간의 삶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2015 "하나의 훌륭한 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건축물도 중요하고 자연 환경도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도시를 훌륭하게 완성하는 것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삶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성공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은 도시 환경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p. 57) 논문 최종 심사가 끝난 후 아주 잠깐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때 샀던 책이다. 가볍게 읽어보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책이 300페이지가 넘는 데다 다시 논문 마무리를 걱정해야 했기 때문에 제대로 각 잡고 읽은 건 그제, 어제, 오늘이다. 이 책은 뭐랄까... 건축과 도시 설계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책이다. 수학, 물리학,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저자의 지식.. #Rev8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_Day 7 이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만으로 2n살이 된 생일이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그것도 외국에서 맞는 생일이었고, 내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로맨틱한 두 도시에서 맞는 생일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내 생일이라 특별한 날이었다. 생일이라 함은 본디 특별한 날이긴 하지만 나는 유독 내 생일 챙기기에 민감하다. 어린 시절에는 겨울방학이 한창일 때 생일을 맞다 보니 학교 친구들의 축하를 받을 일이 거의 없었고 (그 흔한 생일 파티도 한 번 했어ㅠㅠ), 무엇보다도 내 생일과 외할머니의 음력 생신이 같아서 집에서도 할머니 생신을 먼저 챙기지 나는 뒷전이 되어버렸더라...하는 슬픈 이야기 때문이지.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던가, 엄마가 깜박 잊고 미역국마저 끓여주지 않아 하루종일 토라져 있던 적도 있다... [마이크롭 앤 가솔린] Deux Heures avec des Petits Garçons 네 줏대는 머리 스타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네 선택으로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네 행동으로 조금 지친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별 일 없었지만, 이상하게 5분도 아깝다 할 정도로 사람들과의 교류에 매달렸던 게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했다. 이상한 게, 꼭 이럴 때는 프랑스어를 듣고 싶단 말이지. 그것도 행복한 영화를. 그래서 이 영화가 나와 친구를 잠재웠던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작품임을 알면서도, 나름대로 기대를 안고 보았다. 길게 말할 영화는 아닌 듯 하다. 감독 본인의 자전적 영화에 내가 더 이야기할 게 뭐가 있겠어. 그리고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다만 뭐 하나 말할 것이 있다면... 다니엘이랑 테오가 만든 저 집차(?) 타 보고 싶다ㅋㅋㅋ 어디서 이렇게 엉뚱한 애들이 .. [Info.] Emily Blunt, Benicio Del Toro and Josh Brolin Will Return for 'Sicario 2' It didn't exactly light the box-office on fire, but Denis Villeneuve's intense thriller Sicario - one of our favorite films of last year - made over double its modest $30 million budget back worldwide. In Hollywood, that means a sequel is at least discussed, which we got confirmation of last year, but it looks like it's actually moving forward - and this is no April Fool's Day joke. We knew the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원칙, 그 허약함에 대해서 You're asking me how a watch works. For now, just keep an eye on the time. 시계 작동 원리는 묻지 말고 그냥 시계 바늘이나 잘 보고 있어요. * 개인적으로 정말 번역 잘했다고 느낀 부분이다. 역시 영화 번역은 황석희! 이 영화는, 너무나 구조적으로 짜여지고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범죄는 공포 그 자체보다 더 두려운 것이 되었고, 촘촘하고 깊숙이 사회에 파고든 그 범죄를 소탕하는 사람 역시 얼마나 혼란스럽고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정의가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스스로 가해자가 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이 오히려 끝없는 딜레마에 빠져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까놓고 말해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의 또다른 버..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9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