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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 Voyage/'17 교토에 다카마츠와 고베 얹기

교토 B-cuts #1

 

 

#먹거리

 

 

 

- 절이나 공원에서 마차를 많이 마셨다. 마차를 마시고 일본인들이 화과자를 만들고 양갱을 곁들이는 이유를 알았다. 마차... 이 세상 쓴맛이 아니다.

 

 

- 혹 다시 교토에 가게 되면 그때는 드립 커피 맛집을 미리 알고 가야지. 커피, 커피 하는 것 치고는 너무 프랜차이즈와 인스타그램에 의존해서 카페를 골랐다.

 

 

- 게스트하우스 건물 1층에 피자헛이 있어서 두세 번 직접 피자를 주문했다. 한국에서도 안 먹은 피자헛을 일본 가서 처음 먹어봤네. 일본어로 피자를 어떻게 주문하나 걱정했는데 '난 피자를 먹고 싶고 그걸 네 가게에서 반드시 주문할 것이다'라는 의지와 돈만 보여주니 피자를 내주더라.

 

 

 

#막 그냥 돌아다니면서

 

 

 

 

 

- 난 사진 문외한이다. 교토 여행 때문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내 카메라'를 장만했을 정도로 장비빨에 대한 열망도 크지 않다. 그럼에도 포토북까지 만들 수 있을만큼의 사진은 나왔다. 그 공을 포토제닉한 교토의 풍경에 돌린다(보정의 세계를 알려준 라이트룸에도 감사, 압도적 감사). 구도를 대강 상상하면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웬만한 곳에서 그럴 듯한 사진이 나왔다. 소위 '일본 감성' 때문일까도 생각해 봤지만, 사진의 배경이 되는 건물이 풍기는 분위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군산의 일본식 가옥에서 찍은 사진도 교토에서의 그 느낌이 안 나는 걸 보면... 무엇이 교토를 포토제닉한 도시로 만드는 걸까, 지금도 모르지만 여전히 알고 싶다.

 

 

- 도시의 '사진발'이 사진과 영상의 시대에는 도시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여행 내내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사람들이 올리는 도시 사진은 그 자체로 훌륭한 홍보 이미지가 된다. 관광객들이 정성껏 찍어 자발적으로 다듬어 세상에 내놓는 사진들의 붐(boom)이 다시 사람들을 도시로 불러들인다. 그러한 붐은 그 어떤 돈과 권력으로도 유도할 수 없다. 이목을 사로잡고 감성을 건드리는 도시 특유의 풍경만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라는 조금은 추상적인 목표 말고도 관광 수입이나 브랜딩 같은 현실적인 이득을 위해서라도 도시를 기획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세련된 안목과 취향은 정말로 필요하다. 관과 민, 관광과 도시 정책 등 가능한 많은 관련 분야에서 우리 도시의 포토제닉함을 발견할 방법을 고민해 봄직하지 않을까. 멋진 크로스오버가 곳곳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

 

 

- 교토는 필름 사진과 아날로그 필터가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