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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About Me/내킬 때 쓰는 일상

161011_증명하기 어려워요


왜 우리는 증명하며 살아야 할까.


그냥 덧없이 흘려보내는 시간도 있기 마련인데, 그런 시간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생각해 보면 무언가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천년 만년을 흘려 보낼 나 같은 사람이

삶의 매 순간을 증명해야 한다는 게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건 마치 어린아이가 의미없이 칭얼대는 것처럼 보일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게 너무 피곤한 나 같은 사람에게 나의 모든 결정, 생각,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너무 힘들고 두려운 일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에 "그 시간에 우주 평화를 고민했어요" 같은 이유는 너무 황당해서 이유로 대지도 못하고,

나를 어이없이 쳐다볼 사람들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며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고 싶어서"라고 말할 배짱도 없는 내가 나도 너무 싫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증명하려는 순간 힘들어져요.


누군가 이렇게 말했지만...


나를 보여줘야 해,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해라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게 버겁다.

사람들에게 나를 설명해야 할 순간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


내가 젊은이라, 청춘이라 더욱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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