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피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ep #2 열정과 찜통 사이, 7월의 피렌체 두 눈이 번쩍 뜨인 건 한밤중이었다. 사방이 어두웠다. 곤히 자던 나를 깨운 건 같은 방 누군가의 코 고는 소리였다. 습관적으로 머리맡을 더듬어 아이폰을 켜니 새벽 서너 시쯤이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방금 전까지 밀라노 아니었어? 생각거리가 생기니 잠이 깨는 건 금방이었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내렸던 순간의 장면부터 되짚어 보자.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두어 시간 달렸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플랫폼이 가까워지는 장면도 떠올랐다. 플랫폼을 서성이는 수많은 배낭족을 제치고 길을 건너 햄버거 가게를 지났다. 역 앞에서 코카콜라 프로모션을 했던 것 같은데 나, 그 공짜 콜라 받았나.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걷는 동안 직사로 내리꽂히던 햇볕. 정수리가 타는 듯해 '모자를 가져올걸' 후회했던 것도 생..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