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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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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뉴스 데이] 비극을 이겨내는 힘 1. 여자로서의 수치심과 믿음의 붕괴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수녀들과, 그들에게 신이 보낸 응답과 같은 의사의 이야기. 2. 시종일관 차갑고 어두운 화면 끝에 꽃잎이 날리는 마지막 장면이 나왔을 때 얼마나 안도했는지... 드디어 먹구름이 걷히고 이곳엔 햇살이 가득합니다. 영화 [아뉴스 데이] 중 3. 동정이나 이해는 커녕 사실이 알려지면 죽음보다 더한 치욕을 맞아야 했던 사람들이지만, 품에 안은 순수한 생명과 부모 잃은 아이들을 모두 끌어안으며 새 삶을 시작한 모습-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을 도왔던 의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결국 인간을 고통에서 구해내는 것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4.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비인간적 상황을 돌파하고 마무리하는 힘이 인류애와 극단의 인간성이라고 생각하니 그 끔찍함이 ..
[Culture] Cannes 2016 Review: THE WAILING, A Bone-Chilling, Thunderous Descent Into Hell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사울의 아들] 소리로 상기하는 비극 유대인도 아니고, 전쟁 세대도 아닌데 꼭 내가 아우슈비츠에 갇힌 홀로코스트 피해자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이 영화로 알게 된 홀로코스트는 폭력이나 공포, 두려움, 비극이라는 상투적인 표현 그 이상의 그 무언가 같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홀로코스트 영화는 망상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지옥이라는 말도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아. '지옥'은 [사울의 아들] 속 아우슈비츠보다 훨씬 드라마틱하고 크나큰 감정의 진동 폭을 암시하는 단어 같아서. 그곳에서의 진짜 삶은, 슬픔이나 울분과는 다른, 건조하고 비인간적이며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함 그 자체이자 깊게 패인 상처 같기도. 영화 속 아우슈비츠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걸 티끌만큼도 찾을 수 없는 사막이었다. 모든 인간적인 ..
[위플래쉬] 열정의 희생으로 피어난 독선. 이런 삶을 원해요? 극장에서 나와서 조금 시간을 갖고, 다시 영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객관적으로 영화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해서. 간단히 얘기하자면, 몇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영화를 보면서 했던 내 생각 그대로가 나에게는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재능있는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기도 하지만 저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삶의 전부를 바쳐서라도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는 열정적인 삶-플레처와 앤드류는 "I'm here for a reason"이라고 말한다-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왜? 그렇게 인생을 불태울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찰테니까. 한창 삶의 의욕으로 가득한 젊은이라면, 아니, 고만고만한 삶을 사느라 언젠가 가슴 속의 열정을 잃은 우리 중 대다수는 그런 불꽃 같은 ..
[마이크롭 앤 가솔린] Deux Heures avec des Petits Garçons 네 줏대는 머리 스타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네 선택으로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네 행동으로 조금 지친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별 일 없었지만, 이상하게 5분도 아깝다 할 정도로 사람들과의 교류에 매달렸던 게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했다. 이상한 게, 꼭 이럴 때는 프랑스어를 듣고 싶단 말이지. 그것도 행복한 영화를. 그래서 이 영화가 나와 친구를 잠재웠던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작품임을 알면서도, 나름대로 기대를 안고 보았다. 길게 말할 영화는 아닌 듯 하다. 감독 본인의 자전적 영화에 내가 더 이야기할 게 뭐가 있겠어. 그리고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다만 뭐 하나 말할 것이 있다면... 다니엘이랑 테오가 만든 저 집차(?) 타 보고 싶다ㅋㅋㅋ 어디서 이렇게 엉뚱한 애들이 ..
[내 아내의 모든 것] 어머 이건 꼭 봐야 해! 지난 주말, 갑자기 영화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 보통은 혼자 보는 편이지만,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친구를 불러내서 일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영화 보고 왔다ㅋ [다크 섀도우]도 재미있을 것 같고, [코리아]는 배두나가 나와서 보고 싶기도 했는데 보자고 불러냈으니 친구 의견을 따라야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결정! 17일 개봉인 걸로 알고 있는데 주말에 잠깐 영화가 일찍 걸려있더라고. 로코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장르 특성상 전개와 결말이 뻔하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사야→봐야) 아니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거야?!?!?!?!?! 로코물의 뻔한 한계를 무엇으로 상쇄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건 역시 캐릭터 각각의 개성과 개연성이 아닐까 싶다. 뭐, 모든 장르가 다 그렇기야 ..
[멋진 악몽] 이게 최선입니까? (스포 有) 5월 모일 오후. 너무 답답했다. 변하고 싶어도 변하지 않는 일상, 우리 정말 피를 나눈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맞지 않는 부모님, 이렇게 괴로운데도 누구 하나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다는 외로움, 이렇게 외로운데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어지는 못된 심보 때문에... 수업이 8교시에 끝나서 멀티실에 죽 치고 앉아 과제를 하고는 7시가 훨씬 넘어서야 학교를 나섰는데 이대로 집에 가기는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시험도 끝났잖아! 내일은 공강이잖아! 그래서 무작정 영화관으로 향했다. 마침 시간이 맞는 영화는 이것 뿐이어서 선택. 사실 별로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미타니 코키는 호감이 안 간다. 웃음에도 별 깊이가 없는 것 같고) 니시다 토시유키와 후카츠 에리를 믿고 보기로 했다. 결론..
[에브리바디 올라잇] 뭐가 다르겠어요? 원래는 아침 9시 조조로 보려고 별렀던 영화인데 곤파스가 우리 동네 나무들을 뿌리째 뽑아놓고 가서; 오메 어쩐다냐, 안절부절했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서 결국 오후 느지막하게라도 보러갔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알게 된 영화인데 이런 류의 스토리, 재미있을 것 같았다. 평범하지 않은 설정이 삐걱거리며 만드는 해프닝으로 생각했거든. 나는 항상 이런 영화를 보러갈 때마다 은근히 가르침을 받기를 원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매번 약간은 실망하게 된다. 모든 영화가 내 기대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는 결국 영화를 통해 가르치고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 건 모두 관객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의 결론은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1. 결혼 생활은 힘들다 2. 애 키우는 것도 힘들다 3.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