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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8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_Day 7 이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만으로 2n살이 된 생일이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그것도 외국에서 맞는 생일이었고, 내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로맨틱한 두 도시에서 맞는 생일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내 생일이라 특별한 날이었다. 생일이라 함은 본디 특별한 날이긴 하지만 나는 유독 내 생일 챙기기에 민감하다. 어린 시절에는 겨울방학이 한창일 때 생일을 맞다 보니 학교 친구들의 축하를 받을 일이 거의 없었고 (그 흔한 생일 파티도 한 번 했어ㅠㅠ), 무엇보다도 내 생일과 외할머니의 음력 생신이 같아서 집에서도 할머니 생신을 먼저 챙기지 나는 뒷전이 되어버렸더라...하는 슬픈 이야기 때문이지.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던가, 엄마가 깜박 잊고 미역국마저 끓여주지 않아 하루종일 토라져 있던 적도 있다...
#Rev7 왜 이리 눈물이 나는 걸까_Day 6 눈이 번쩍. 간만에 혼자 방을 썼는데도 여행 중이어서 그런가, 눈이 번쩍 저절로 뜨였다. 전날 밤에 미드를 보다가 잤는데... 노트북은 저절로 꺼진 지 오래였다. 방 안은 아직 깜깜했다. 몇 시지, 아이폰도 어디 있는지 손에 잡히지 않아 시간을 알 수가 없다. 꾸물꾸물 침대에서 기어 나와 두꺼운 창문 커튼부터 열어 젖혔더니. 이런 풍경이. 아침 7시였는데, 아직 푸르스름하다. 전날 이 방에 들어올 때만 해도 캄캄해서 바깥 풍경이 어떤지도 모르고 잤는데, 여기가 산 코앞이었구나. 압도적인 크기의 산이 눈앞에 떡 하니 있으니 비몽사몽 간에도 넋을 놓고 봤다. 난 뭔가 대단한 걸 보면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몰라. 소복소복 눈이 쌓인 정경도 차분하니 좋다. 추운데 창문 닫기가 아쉬울 정도야. 조금만 오른쪽으로..
#Rev6 나만의 겨울왕국, 할슈타트_Day 5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또 다른 사람들이 체크인했다. ​스페인어인지 이태리어인지 아무튼 로망스어 계열 말을 쓰는 여자 둘이 들어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J씨가 나가고 체크인한 이 여자 둘은 늦은 저녁에 손빨래를 하느라 한참동안 화장실을 못 쓰게 하지를 않나, 자기들끼리 큰소리로 떠들지를 않나. 얘네보다 나중에 들어온 멕시코 애들은 조용하니 괜찮았는데. 평온했던 나슈마르크트의 밤이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 쪽수에서 밀리니 말도 못하고, 찌그러져 있어야지 뭐. 흑. 시끄러운 건 아주 진절머리가 나. 그러니 그 다음날 호스텔을 떠날 때 내가 얼마나 홀가분했겠냐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빈 서역으로 향했다. 잠시 빈을 떠나 할슈타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는 일..
#Rev4 혼자가 되기 직전이 가장 외롭다_Day 3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를 당신이 알아야 하는 주의사항 : 제목과 글 내용의 부조화와, 글의 부실함에 대해 미리 경고 드립니다. 이날 이야기는 엄청 쓰기 싫었나 봐요. 누군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다섯 명이 쓰는 방에 나까지 포함해서 한국인이 세 명이니 이상할 것 없지만ㅋㅋ그래도 너무 이른 감이 있어 시간을 보니 새벽 4시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전날 그렇게 돌아다녀 호스텔에 오자마자 쓰러지듯이 잤는데도 금방 깬 걸 보면 인기척이 꽤 크긴 컸다. 대체 누구야. 침대에 커튼처럼 달아놓은 코트를 살짝 젖히니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Y씨가 보였다. 아침 일찍 뮌헨행 기차를 탄다더니 서둘러 준비하는 것 같았다. 인사해야지 했지만 마음 뿐이다. Y씨가 짐을 정리해 문을 살짝 닫고 나갈 때까지도 잘 ..
#Rev3 먹고 보고 사랑하라 빈!_Day 2 이날 여행을 이야기하기 전에 전날 호스텔에서 만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전날 신나게 나홀로 비엔나 워킹 투어를 마치고 호스텔로 돌아간 나는, 내 방에서 한 여자 분이 짐을 푸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가 캐리어 두고 갈 때만 해도 텅 빈 방이었는데...? 서로 멈칫멈칫하면서 눈치를 보다가 그분 하시는 말씀, "한국 분이세요?"ㅋㅋㅋㅋㅋ 그렇게 룸메이트이자 동행이 된 J씨를 만나게 되었다. J씨와 도란도란 여행 이야기를 하는데, 또 문이 열리더니 이번에는 금발의 백인 여자가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Oh~Hi :D" 라고 친근하게 인사하는 그 여자는... 브라질리언 베아트리스였다. 신기하게도 J씨가 들어온 이후로, 베아트리스에 이어 원래 그 방에 묵고 있던 Y씨도 만났고, 이제 잠자리에 들..
#Rev2 빈에 익숙해지기_Day 1 나는 비행기를 좋아한다. 뜬금없지만, 첫 여행의 동기도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인턴 시절 오스트리아나 스위스로 출장 가는 회사 분들이 비행기라면 치를 떠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요컨대, 내가 생각하는 비행기라는 것은, 자유와 이국으로 가는 티켓 그 자체이기 때문에, 비행기를 탄다는 행위는 나에게 있어 큰 기쁨이다. ...그런데 그것이 이틀 만에 사라졌습니다. 에티하드 비행기를 타고 그 안에서만 17시간을 보내고 나니 살짝 미칠 지경이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 무릎 아파, 발바닥 시려... 집에는 이걸 어떻게 또 타고 가지?! 그런데 그 고생을 감수하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그 다음날 또 비행기를 타고 빈에 가야 한다! 내가 짠 일정이지만 참ㅋㅋㅋㅋㅋ 비행기를 타는 데 따르는 또다른 귀..
[Info.] 빈 U반 노선도 (사진 말고 요 아래 첨부 파일을 누르세요) 빈 U반 City.pdf (빈 U반이 실제로는 어느 지역을 지나는지를 표시해 둔 지도) 빈에 실제로 가 보니 런던이나 파리와는 달리 지하철 역에서도 메트로 노선도를 구할 수가 없었다. 있어봐야 지하철 내에 붙은 자그마한 노선도 정도? 런던은 지하철 역에 "노선도 가져가세요~" 하고 비치해 놓고 파리도 공항에는 가져다 놓았는데 빈은 얄짤없었다.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좀 불편한 일... 다만 며칠 다녀보니 굳이 노선도를 비치해 두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빈 시내는 다 가까워서 걸어서 다닐 수 있었으니까; 그러니 미리 대충이나마 빈 U반 노선도를 눈에 익혀두고 가면 좋을 것이다. 빈의 명소인 성 슈테판 성당은 지도에서 보이는 대로 Stephanspla..
[Info.] 빈 트램 노선도 Vienna, Austria 어차피 현지에 가면 질리도록 볼 것 같지만 가기 전에 한 번쯤 보고 동선을 생각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