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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았을 때 생각했다, 이건 명작은 아니지만 꽤 매력적인 영화라고. 명작인지 수작인지 범작인지 졸작인지, 그것까지는 모른다. 나 같은 일반 관객에게는 예술성보다는 얼마나 매력적인 영화인지가 중요할 뿐.


그렇다고 일반 관객들이 영화 보는 안목이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영화를 나노 단위로 분석할 식견이 없을수록 스토리 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우리는 예민해진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면 "별로인 건 아니었는데... 그냥 그랬어"처럼 비교적 부드러운 혹평부터 관객 수 폭망이라는 과격한 응징(?)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는 영화의 완성도에 반응한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뭐랄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 마디로 쉽게 얘기하자면,


꽤 괜찮은 전작으로 (나 같은)관객을 낚은 속편이라고 할까 자네가 고 미끼를 콱 물어분 것이여






사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체가 어찌 보면 황당한 이야기이니 이 영화에 개연성을 묻는 건 옳지 않은 일일 수도 있겠다. 다만 도가 지나친 느낌?!


친구의 행복을 위해 '시간'의 경고를 무시하고 온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앨리스는 민폐녀 타이틀이 붙어 다음 생에 들을 욕까지 당겨다 들어도 모자랄 테고, 그런 그녀를 푸쉬한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도 까일 길을 피할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앨리스에 대한 '시간'의 반응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 그게 다신 오지 말라는 한 마디로 끝날 일인가. 원래 다들 또라이인 걸 감안해도 이상한 나라의 등장인물들은 정말 맥락 없는 또라이임에 틀림없다.


앨리스 시리즈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영상도 전작과는 달리 어딘가 조악하고 지나치게 화려해서 눈이 아팠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일관성 있고 가장 매력적이었던 캐릭터

헬레나 본햄 카터는 언제나 옳다


연출에 비하면 배우들의 연기는 준수했다. 다들 한끗발 하시는 분들인데 연기가 시망일 리가. 다만 주인공인 미아 와시코프스카는 국경과 문화와 언어를 뛰어넘은 뻣뻣함을 실감케 했다. [스토커]를 보면 연기를 아주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연기력에 대한 평이 열에 일고여덟은 좋지 않다. 조니 뎁은 엠버 허드한테 화내는 영상을 본 후여서 그런지 영화 속 모자 장수가 앨리스에게 화내는 장면을 볼 때는 진심으로 무서웠고...

 


글쎄, 뭐 이러쿵 저러쿵 떠들었는데,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 했다. 전작만큼은 하겠지 하는 기대를 저버린 건 사실이지만. 아, 아니. 그래도 역시 인터넷으로 더 싸게 다운받아서 집에서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냥 딱, "그래, 만드느라 수고했다" 한 마디면 될 것 같은 영화적인 영화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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