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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일상에 다시 활력이 될 만한 일이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 번 떠났다고 생각한 곳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 조금 참담한 기분이기도 하다. 그것도 집이라고 느끼는 곳에 금의환향하는 개선 장군이 아니라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온 탕자로서 귀환(?)하게 되어 더욱 그런 기분.


그나마 좋은 점이라면 아주 약간의 숨통이 트였다는 것일까.

돈이 궁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버는 수입이 생겼다는 게 이렇게 마음이 평온해지는 일일 줄이야.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어 안심된다.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마라, 네가 너무 일에 빠질 것 같으면 내가 꺼내주겠다, 넌 대의는 생각하지 마라 대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으니까", "여기서 일해도 게으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일 찾아라, 마음 편히 가져라", "걔 여기서 일해도 되겠어? 이건 걔가 진짜 원하는 일이 아니잖아"... 내 상황을 냉정하게 짚어주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그 말 저변에 무엇이 깔려있는지 알기에 슬프고 면목 없어 민망하면서도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이다. 우습지만 꼭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


(물론 더 이상 실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실패하더라도 언제든지 돌아올 곳이 있고 받아줄 사람들이 있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내 젊음의 기반, 연약함을 받쳐주는 방조제를 내가 가지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기반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 기반을 떨치고 나갈 용기와 성실은 필수적이다.

애초에 기회를 다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밖에서 다친 마음 여기서 치유하라는 배려 덕분일 뿐 여기서 안주하여 오래오래 남아있으라는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네가 기회를 다시 받은 것은 네가 잘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었기 때문일 뿐 내가 2년간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니 나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 나에게 기회를 준 사람들도 꺼내고 싶어하지 않았을 말을 꺼내게 한 것은 나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나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할 때는 꼭 결과로 보여주어야 한다.

안 그러면 그때는 진짜로 다시 돌아올 곳도, 딛고 설 기반도 없어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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